외전 6. Haunted Mirror

“안녕, 오늘도 우리 채널을 봐 주는 구독자 여러분! 미스트리스입니다~ 오늘은 저주받은 저택을 탐험할거예요. 후, 일부러 필라델피아에서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안그래도 이 곳이 엄청 흉흉한 곳이라고 해서 한번쯤 와 보고 싶었는데, 마침 가족들이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이쪽은 저와 같이 저택을 탐험할 사촌동생 캐서린이라고 해요! “
“안녕하세요~ 캐서린입니다. 근데 언니, 이 집은 무슨 사연이 있는 거야? “
“이 집? 그렇지, 이 집에 얽힌 얘기를 해 주지 않았구나. 이 집은 오래 전에 집주인이 의문사 한 뒤,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 된 지 오래야. 집 안의 집기류도 그대로고, 수도마저 그대로지. 그리고,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도 있고 말이지. “
“언니 답네. 이런 곳까지 오다니… “
“자, 그럼 들어가실까요? “

미스트리스와 케서린은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먼지투성이였지만, 먼지만 청소하면 누군가 살고 있다고 믿어도 될 정도였다. 들어서자마자 미스트리스는 카메라로 거실을 둘러보고 있었다.

“와, 이 정도면 오랜 기간동안 자리를 비운 거라고 해도 믿겠네요. 엄청나요. 여러분, 집 안은 먼지만 청소하면 당장 누군가 와서 살아도 될 정도로 깔끔해요. “
“청소할 엄두도 못 냈나보네. 아마 한동안 경찰이 드나들었을걸… 주인이 사망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거든. “

거실을 둘러본 미스트리스는 부엌으로 가, 수도를 틀었다. 물소리와 함꼐 물이 쏟아져 나왔다.

“세상에, 이 정도면 세 엄청 비싸게 줘도 될 거 같은데? “
“집주인 아들이 세를 놓긴 했는데, 소문때문에 아무도 오지 않는대. “
“아, 정말? 와우. “

미스트리스와 캐서린은 이층도 둘러본 후, 거울이 있는 안방으로 이동했다.

“이게 그 거울이구나. 여러분, 보이시나요? 이게 그 거울입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우리 말고, 귀신이 비춘다는 거울이예요. “
“언니, 이거 가져다가 팔아도 되겠는데? 진짜 고급지다. “
“고급지긴 하지만 귀신 들린 물건이니 함부로 손대지 않는 게 좋아. 여기에 있는 귀신은 검은 머리의 여자 귀신이라고 하는데, 그럼 저희가 이 귀신을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일단… “

미스트리스는 가방에서 은잔을 꺼내, 물을 따랐다.

“이건 캐서린의 아버지가 신부로 있는 성당에서 가져 온 성수예요. 정말로 귀신이 있다면, 이 성수가 반응을 보이겠죠? 그리고… “

뒤이어 가방에서 꺼낸 것은, 위자 보드였다.

“정말로 귀신이 있다면, 이 보드도 작동하겠죠? 자, 자. 그럼, 카메라를 먼저 설치할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

카메라를 바닥에 내려놓고 미스트리스가 다가왔다. 그리고 카메라가 조금 들리는가 싶더니 잠깐 흔들거리고, 카메라는 들어올려진 그대로 고정되었다. 카메라가 비추는 것은 위자 보드를 들고 이는 미스트리스와 캐서린, 그리고 거울 중앙에 높인 성수가 담긴 은잔이었다.

“좋아요, 그럼… 시작하자. “
“응. “
“여러분, 이제 저희가 위자 보드를 사용해 거울 속에 있는 귀신과 대화를 할 거예요. 과연 귀신이 정말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음, 아마 정말로 있다면 성수가 먼저 끓지 않을까 싶네요. “

미스트리스와 캐서린은 위자 보드의 포인터에 손을 올리고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잠시 후, 성수를 놓은 은잔에서 물이 끓어 넘칠 기세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이내 누군가 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가 오긴 했네요. 그럼, 우리를 찾아 온 누군가의 정체를 알아보겠습니다. 거기, 누가 있나요? “

-YES.

“오, 와우. 당신은 이 저택에서 살고 있나요? “

-YES.

“일단 저택에서 살고 있는 존재라고 하네요. 그럼… 당신은, 이 거울 안에 있는 존재인가요? “

-YES.

“여러분, 거울 속의 유령이 위자 보드에 나타났습니다. 그럼 이 유령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따로 있나요? 전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네요. 음… 먼저. 당신은 여자인가요? “

-YES.

“당신은 살아있을 떄도 이 집에서 살았었나요? “

-NO.

“그럼… 당신은 이 저택에 올 때부터 거울 속에 있었던 존재인가요? “

-YES.

“오, 그렇군요. 그럼, 언제부터 여기에 계셨던거죠? “

-LONG TIME AGO

“꽤 오래 전부터 여기 있었던 모양이네요. 이 거울 속에 있었다면, 당신이 가장 아끼는 물건이었던 모양이네요. “

-NO.

“아, 그건 아닌 모양이네요. 그럼 당신은 계속해서 여기에 있었던 건가요? 지루하지 않아요? “

-BORING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저택이라 그런가, 지루하신 모양이네요. 오래 전부터 계셨다면, 혹시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아시나요? “

-I DO NOT KNOW.

미스트리스가 보여준 것은 1920년대의 뉴욕 풍경이었다.

“아무래도 이 분은 돌아가신 지 정말 오래 되신 모양이네요. 음… 좋아요, 약 8분정도 남았네요. 구독자 여러분들, 혹시 질문하고 싶은 게 있나요? “

미스트리스가 핸드폰으로 구독자들의 댓글을 읽는 사이, 포인터가 움직였다.

-WHO ARE YOU

“이… 이거, 지금… 움직인거야? 움직인 거 맞아요? “

-I MOVED

“방금… 움직였어요…… 수많은 곳에서 위자 보드를 해 봤지만, 유령이 먼저 질문을 하는 경우는 처음이네요. “

-WHO ARE YOU

“음… 저는 미스트리스, 이쪽은 제 사촌동생인 캐서린이예요. 당신을 만나고 싶어서 왔고요. “

-WHY

“당신은 모르겠지만, 이 저택은 호러 스팟으로 유명하거든요. 집 주인이 오래 전, 원인 불명으로 사망한 뒤로… 혹시 당신은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아시나요? “

-I KLLED HER.

“!!”

-I DO NOT WANT TO INTRUDER, BUT YOU ARE SO FUNNY INTRUDER.

“침입자…… 그렇군요. 아무래도 이 분은 종종 찾아오는 사람들이 불편했던 모양이네요. “

-WHAT IS THIS

“이건 핸드폰이라는 거예요. 지금 사람들이 당신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을 올리고 있는 거고요. 음… 아아, 펠리즈의 질문입니다. 음… ‘어떻게 죽었는 지 기억 나세요?’라네요. “

-DISEASE

“펠리즈, 답변이 되었나요? 그럼 다음 질문입니다. 도날드가 올렸네요. ‘당신의 이름은 뭔가요?'”

-SPIEGEL

“음… 뭐라고 읽어야 할까요… 스파이겔? “

-NO

“오, 이런. 읽는 법이 다른가봐요. 실례지만 어느 나라 말인 지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

-DEUTSCH

“그렇군요. 미안해요, 제가 독일어를 읽을 줄 몰라서… 아아, 듀프트. 댓글 고마워요. 슈피겔이라고 읽는군요? 그럼… 어머, 이제 시간이 다 되었어요. 위자 보드는 15분을 넘기면 안 되거든요. 시간이 다 되어서 그러는데, 이제 마쳐도 될까요? “

-NO

“!!”

미스트리스와 캐서린이 놀라는 사이, 카메라에 한 명의 여자가 더 보였다.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을 가진, 까만 옷을 입은 여자였다. 그녀 역시, 포인터에 손을 얹고 있었다.

-WHERE YOU GOING

“저희는 이제 집으로 가야죠. 당신은 여기가 집이지만, 우리는 아니거든요. 원하신다면 다음에 또 와서 함게 해요. “

-MAYBE

“또 놀러올게요.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마쳤으면 하는데, 괜찮을까요? “

-NO

“오, 이런… 이 분은 위자 보드를 끝낼 생각이 없는 것 같네요. “

침착하게 댓글을 읽는 미스트리스와 달리, 캐서린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언니… 나 무서워…… “
“괜찮아, 캐서린. 일단 진정해. “

-STRANGE THINGS

“이걸 말하는건가요? 핸드폰이 신기하신 모양이네요. 이 시대에 사는 사람이라면 다 가지고 있는 물건이에요. 이걸로 멀리 있는 사람이랑 통화도 하고, 문자도 주고받고, 안부도 전할 수 있으니까요. “

-NO

“음? 그럼 뭘 말씀하시는… “

-WATER

그녀가 가리킨 것은, 아까부터 끓어 넘칠 기세로 보글거리는 성수였다.

-BOILING

“성수가 끓어 넘치는 건 당신이 있기 때문이예요. 성수는 부정한 존재를 만나면 반응하니까요. “

-I SEE.

“으음… 무사히 끝낼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이 분이 그만두길 원하질 않으세요. 어떻게 하면, 저희를 보내주실 건가요? “

-DEFILE

“……? 이게 무슨… “
“언…니…? “

갑자기 캐서린의 팔이 공중으로 들렸다.

“캐서린! “

캐서린의 팔은 성수가 든 은잔 위를 향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손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와 격렬하게 끓고 있는 성수와 섞였다. 그러자 성수는 이내 잠잠해졌다.

-GOOD BYE

피가 섞인 성수가 진정됨과 동시에, 포인터는 기적적으로 GOOD BYE를 가리켰다.

“휴… 여긴 정말 위험한 곳이야. 캐서린, 괜찮아? 걸을 수 있겠어? “
“응… “

두 사람이 위자 보드를 한 곳은 캐서린의 피가 튀어서 흥건해졌다.

“성수는 일단 성당으로 가져가자. 휴… 어서 여기서 나가자. “

미스트리스는 한쪽에 캐서린을 부축하고, 삼각대를 설치한 카메라를 들고 저택을 나왔다.

“여긴 두 번 다시는 오면 안 될 것 같아. 휴… 캐서린, 일단 병원부터 가자. 상처가 너무 심해. “
“응… 으으…… 아까 그건 대체…… “
“나도 모르겠어. 그나저나 그 여자, 대체… “

병원으로 간 미스트리스는 캐서린이 치료를 받을 동안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막 치료를 마친 캐서린이 나오자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날 저녁…

“미스트리스, 일어나. 장례식장에 가야 해. “
“무슨 일 있어요? “
“캐서린이 죽었다. “
“네? “

그녀는 캐서린이 죽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병원에서 치료받고 괜찮다고 했던 것 같은데, 대체 어째서지? 그리고 장례식장으로 출발하던 그녀가 핸드폰을 열었을 때…

‘그 여자가… 그 여자가 나타났어! 거울을 보는데… 뒤에… 뒤에… 도망쳐! ‘

까매진 액정 너머로 비춘 그녀의 뒤에는, 아까 저택에서 만났던 여자가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