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5. Loop

그는 수업을 마치면 항상 여자친구가 입원한 병원으로 가곤 했다.

“주연아, 나 왔어. “
“…… “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하던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고, 부상이 심해 입원을 해야만 했다. 사고 차량의 운전자는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들리는 얘기로는 곧 잡힐 수도 있다고 했었다. 그리고 곧 잡힌 범인은 그녀의 남자친구였던 정석이었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무지막지한 충격이었다. 너무나도 사랑한다고, 자신을 응원한다고 했던 사람이 자신을 이렇게 만든 범인이었다니. 그렇게 만들어놓고 태연하게 병문안까지 오다니.

“당신이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
“…… “
“미쳤어? 우리 누나를 이 꼴로 만들어놓고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오는건데? 어? 입이 있으면 말을 해 봐. 말을 해보라고! “

그리고 찾아오는 족족 그녀의 남동생은, 경찰을 부르건 무력을 행사하건 직접 그를 내쫓았다. 조용한 병원이었지만, 매번 찾아오는 남자가 매번 경찰에 의해 끌려가는 것을 본 사람들에게 그녀의 사연은 유명했다. 하지만 남동생은 곧 군대에 가야 했고, 자신이 없는 동안 누나에게 정석이 무슨 짓을 할 지 불안했다. 결국 그는 부모님이 면회를 오는 날, 부모에게 주연을 부탁하고 고키부리 사무실로 갔다.

사무실로 들어선 그는 도희에게 자신이 인터넷으로 상담했던 사람이라며, 부모님에게 부탁하고 직접 찾아오게 되었다는 것을 밝히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찾아왔다고요? “
“네. 매번 올 때마다 경찰을 부르거나 제가 쫓아내곤 합니다. 휴… 그 놈이 우리 누나한테 한 짓이 있었으면 이렇게 못 하죠. 사실 지금도 좀 불안하긴 합니다… 오늘도 오는 건 아닐지, 부모님에게 또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닐지… 도대체 무슨 꿍꿍인지 모르겠어요. 왜 왔는지 물어봐도 말을 해 주지 않아요. “
“흠… 차로 치여놓고, 범인인 것이 밝혀졌음에도 찾아온다라…… 참으로 미스테리한 사람이군요. 그래서, 당신은 그 사람이 어떻게 되기를 원하십니까? “
“누나의 눈앞에서 사라져줬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우리 가족들 눈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알겠습니다. 의뢰는 들어드리겠습니다. 사무실에서는 병원으로 가시는건가요? “
“네. “

도희는 주성에게 혹시 모르니 사무실 사람과 함께 가라면서 현동을 보냈다. 그리고 현동에게 남자의 신상을 알아 오라는 지시도 함께 내렸다.

“자기를 치어놓고 찾아온다니… 정말 최악입니다. 그 사람이 올 때마다 누님께서는 뭐라고 하시던가요? “
“누나는 그 놈이 범인이라는 것을 안 순간부터 말을 잃었어요. 지금도 한 마디도 못 합니다. “
“…… “
“하지만 그 놈이 올 때마다 누나는 두려워했어요. 분명, 제가 모르는 무언가가 더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누나의 반응을 보면 차로 치려고 했던 게 전부가 아닌 것 같았어요. “

두 사람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주연의 병실 앞에는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아이고, 저걸 어째… “
“저렇게 찾아오는데 좀 받아주지… “

또 정석이 나타났다. 정석은 매몰차게 내쫓으려는 부모님의 앞에 무릎을 꿇고 코가 땅에 닿도록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그 옆에서 주연은 말이 없었지만, 뭔가 두려운 눈으로 정석을 바라보고 있었다. 부모님은 그에게 제발 나가달라고 읍소했지만 정석은 끝까지 나가지 않았다.

“또 너냐? “
“처, 처남… “
“누가 네 처남이냐! 우리 누나를 니가 이렇게 만들어놓고 아직도 뭐가 남았어? “
“진정해, 김주성. “

현동은 주성을 진정시키고, 고개를 조아리는 정석을 일으켜 세웠다.

“실례합니다. 저 사람이 당신 여자친구가 맞나요? “
“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여자친구입니다. 하지만… “
“그럼 왜 차로 치었어요? “
“그, 그런…… 아, 아닙니다! 제가 그랬을 리가 없잖습니까! “
“이 분에게서 다 듣고 왔습니다. 경찰 통해서 사건이 어떻게 된 건지 확인도 하고 오는 길입니다. 자꾸 이렇게 찾아오시면 곤란해요, 곤란해~ 세상에나, 어떻게 자기 애인을 차로 치어놓고 뻔뻔하게 병문안을 올 수가 있습니까? “

현동은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구경 나온 사람들이 일부러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정석이 매일 찾아오는 이유를 말했다. 사람들이 수군거릴 동안, 그는 정석을 들어 병실 밖으로 내쳤다.

“휴… 오늘은 덕분에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뉘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말 감사합니다. “
“아닙니다, 아니예요. 저는 주성이 아는 선배 장현동이라고 합니다. 주성이가 급한 볼일이 있어서 자리를 비워야 할 것 같다고, 병실을 잠깐 부탁할 수 없겠냐고 해서 왔더니 아까 그 사람이 있었던겁니다. “
“주성이가 참 든든한 선배를 뒀구나. “

주연의 부모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현동은 얼마나 오랫동안 정석이 찾아와서 괴롭혔는 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분이 누님이셔? “
“네. “
“이야~ 주성이가 사진으로 가끔 보여주긴 했지만 정말 미인이십니다. “

현동이 너스레를 떨며 주연의 가족과 이야기를 할 동안, 현동을 따라갔던 다른 바퀴벌레는 병실에서 내쳐진 정석을 따라갔다.

“쳇, 이번 여친도 여기서 안녕인가… 다음 여친을 찾아봐야겠구만. “

병실 밖을 나서자마자, 정석은 거칠게 한 마디 내뱉고 그 자리에 퉤, 하고 가래침을 뱉었다. 그리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그는 전화기를 뒤적거렸다.

“이번엔 누구로 해볼까…? “

집에 도착하면서도 계속 무언가를 뒤적거리는 듯 하던 정석은 집에 도착하자 무언가를 찾았는지,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그리고 여자친구와는 헤어졌다며, 헤어져서 기분도 꿀꿀하니 만나서 술이나 한 잔 하자는 말로 약속을 잡았다. 아마 전화기 너머에서 통화하는 인물은 동성 친구 내지는 여자인 것 같았다.

정석이 약속을 잡고 나가자, 도희는 본격적으로 바퀴벌레를 통해 집 안을 둘러보았다. 집 안은 너저분했고 빨래 바구니에는 빨래가 그득그득 쌓여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도 며칠째 버리지 않아 벌레들이 꼬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방에 있는 책상에는 노트북이 놓여 있었고, 책장에는 전공서적과 노트 몇 권이 꽂혀있었다.

“흐음… 이렇게만 봐서는 잘 모르겠는데… “

그 때, 노트 중에서도 유난히 신경쓰이는 노트 한 권이 발견되었다. 다른 노트들은 대학 노트였지만, 그 노트는 대학 노트보다 반절 정도 작아보이는 가죽 커버로 된 노트였다. 하지만 지금 집 안에 있는 바퀴벌레는 노트를 들 만한 힘이 없어서, 내용물을 읽을 수는 없었다. 대신 그녀는, 방 한쪽 구석에 줄을 친 거미를 통해 며칠간의 동태를 들을 수 있었다. 거미의 말에 의하면, 며칠동안은 어딘가로 나갔다가 굉장히 만족한 표정을 하고 돌아왔다는 것이다. 자신이 비련의 남주인공이 되었다면서.

‘비련의 남주인공이 되었다는 건, 여자친구한테 갔다가 매몰차게 쫓기고 돌아온 얘기겠지. ‘

그 집에서 바퀴벌레를 통해 더 이상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없었고, 그녀는 정석이 다니는 학교와 학년을 알아낸 후 여울을 잠입시키기로 했다.

“어, 여울 선배~ “
“민영이구나. 밥은 먹었어? “
“아직이요. “
“그럼 같이 먹으러 갈래? 내가 쏠게,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
“와, 정말요? 감사합니다! “

여울은 학교 후배들과 점심을 먹으며, 과목이나 다른 학교생활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다. 그리고 선배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묻자 후배들은 이런거런 선배들에 대해 얘기하면서 정석에 대한 얘기도 했다
.
“고정석 선배는 조심하세요. 그 선배, 소문 되게 안좋아요. “
“정말? “
“네. 아마 선배 여기로 편입한 거 알면 선배한테도 껄떡댈걸요. 그 선배, 외모 엄청 봐서 이쁜 여자면 선후배 동기 안 가리고 엄청 껄떡대요. 전에 사겼던 주연언니랑도 CC였고… “
“근데 주연언니가 요즘 안보이던데, 무슨 일 있나? “
“주연언니 저번학기에 조기졸업해서 나갔어. 공무원 시험 본다던데? “
“대박… 주연언니 학교 입학도 수석으로 했다더니 졸업도 조기졸업으로 하시네. “

여울이 후배와 선배들을 통해 정석에 대해 알아갈 무렵, 주연의 병실에 누군가 찾아왔다. 검은 옷을 입은, 머리 양 쪽에 양처럼 휜 뿔이 달린 여자였다.

“나의 아이야, 어째서 말을 잃은것이냐? “
“…… “
“그래, 그래… 말하지 않아도 이 어미는 다 안다. 분명 큰 충격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추스르거라. 이 어미는 언제까지고 네가 말을 다시 하게 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줄테니… 필경 너를 이렇게 만든 아이도 이 어미가 혼내줄터이니, 너는 걱정 말거라. “

그녀는 주연의 손을 잡고 조곤조곤 말을 건넸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어쨰서인지 마음이 편안해져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면서, 주연은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그런 주연을 꼭 끌어안아 괜찮다며 다독여주고 돌아갔다. 같은 시각, 고키부리 사무실에는 검은 코트를 입은 어딘가 불길한 미소의 남자가 찾아와 도희를 찾았다.

“네가 고키부리 사무실의 오너인가? 호오… 생각했던 것보다 젊군. “
“당신은 인간이 아닌 듯 하군요. 이 곳에 발을 들였다는 것은 저에게 볼일이 있다는 얘기인데,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신거죠? “
“여기서 재밌는 사건을 하나 맡았다며? 사랑하는 연인을 차로 치여놓고 뻔뻔하게 병문안 가는 인간 말야. “
“맡고 있긴 합니다만, 아직 정보가 충분히 모이지 않았습니다. 움직이려면 수일은 걸릴 듯 합니다. “
“뭐, 좋아. 움직이는 것과는 별개로, 제안을 하나 하고싶어서 말이지. “
“제안? “
“별로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냐. 그냥, 그 남자의 처리를 나에게 맡겨주면 돼. 마침 심심하던 찰나였거든. “

검은 코트의 남자는 도희에게 정석의 처리를 자신이 하게 해 줄 것을 제안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손을 더럽히지 않아도 의뢰를 들어줄 수 있는 제안이었다. 거기다가 이 자는 어찌되었건 ‘신’이었기 때문에 사무실과 달리 일을 더 수월하게 처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희는 흔쾌히 수락하지 않았다.

“모든 거래는 기브 앤 테이크입니다. 이 사무실에서 무언가를 제안하시려면, 무언가 거기에 상응하는 것을 줘야 하죠. “
“좋아, 좋아~ 그렇게 나올 줄 알았어. 그래서 댓가도 가져왔지. 이 정도면, 제안을 수락할 수 있겠지? “

검은 코트의 남자가 건넨 것은 정석의 방에 있던 가죽 노트였다. 도희는 노트를 받아들고 내용을 확인했다. 달력에는 데이트나 시험같은 일정이 적혀있었고, 그 옆에는 ‘주연, 야간알바, 새벽 6시에 마침’이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어딘가 신경쓰였는지 다이어리를 계속 넘겨보자, 충격적인 내용들이 적혀있었다.

그 동안, 정석을 거쳐 간 여자친구는 주연 말고도 몇 명인가 더 있었다. 그는 그 여저친구를 불행하게 만들고, 불행해진 여자친구의 옆에서 지켜주면서 상대가 동정해줄 때 희열을 느꼈다. 희열을 느끼면 느낄수록, 상대를 붙잡아두면서도 자신이 지켜줄 만큼 약하게 만들 무언가가 필요했다. 아프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소량의 비누나 표백제를 먹인다던가, 폭력을 행사한다던가 하는 방식이었다. 주연도 그 희생자 중 하나였다.

“이럴 수가…… “
“재미있는 인간이라니까, 타인의 불행을 지지해주면서 얻는 동정으로 희열을 느끼다니… “
“…… 좋습니다. 처분은 당신에게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
“역시, 이해가 빨라서 좋다니까~ 그럼, 부탁할게! 움직이고 있는 인력은 늦어도 모레까지는 빼는 게 좋을거야. 잘못하면 휘말릴테니까. “

검은 코트릉 입은 남자가 돌아간 후, 도희는 현동과 여울에게 기어오는 혼돈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현동과 여울은 일에서 손을 떼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기어오는 혼돈이 움직인다고요? 설마, 이번 일에 흥미를 느낀 건가요? “
“네, 우리가 처리해야 할 인간이 그럴 정도로 미친 사람이었거든요. “

그 시각, 정석은 헌팅 술집에 갔다. 여자도 많겠다, 술이나 한 잔 하면서 작업이나 걸어볼까. 하지만 썩 작업이 잘 된 건 아닌지, 결국 친구와 둘이 술잔을 주고받다 술에 진탕 취한 그는 몸도 가누지 못 하고 길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이런, 이런… 여기서 이렇게 쓰러져 계시면 곤란합니다. 댁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
“히끅… 감사합니다… “

그런 그를, 검은 코트의 남자가 부축했다. 거기까지만 기억에 있었다.

그 뒤, 눈을 뜬 정석은 평범하게 방에서 눈을 떴지만, 어딘가가 이상했다. 이 방은, 자신이 주연과 처음 사귀었을 때 거주했던 방이었다. 보통은 부축해서 데려다준다고 해도 경찰서까지 데려다 주는 게 보통이고,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집, 그것도 예전에 살던 집까지 데려다 주는 일은 없었다.

“어라…? “

시계도 없었다. 전화기도 시계가 작동되지 않는 것인지, 현재 시각이 보이지 않았다. 날짜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는 시험 공부를 하러 도서관으로 가기로 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도서관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내일 시험보는 과목은 꽤나 어렵단말이지,.. 여자친구도 같이 공부하기로 했으니, 가 볼까?

도서관에서 여자친구를 만난 그는 점심을 먹고, 저녁나절까지 공부했다. 슬슬 아르바이트를 갈 시간이니, 나머지 공부는 아르바이트 하면서 틈틈이 할까? 여자친구와 헤어진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고 있었다. 장학금은 글러먹은 것 같으니, 학비라도 보태야지.

다음 순간.

“꺄악! “

사람들이 주변에 몰려들었다.
몸이 붕 떠버린다.
몸을 움직일 수 없다.
사람들이 주변에 몰려드는 와중에,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의식이 흐려진다.

그리고 눈을 떠 보니, 다시 자신의 방이었다. 분명 피투성이였던 몸은 원래대로 돌아왔고, 깨졌던 전화기도 그대로였다. 어떻게 된 거지, 물어볼 새도 없이 여자친구에게서 연락이 온다. 오늘 같이 공부할거지? 그리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도서관으로 가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다가 또 같은 사고를 당한다.

“!!”

몸이 붕 날아가는 순간, 그의 눈에 보인 것은 차에 치인 그를 보며 싸늘한 미소를 짓는 그의 여자친구였다.

“이, 이게 대체… “

다시 의식을 잃었다가 눈을 뜨면 아침이다. 그리고 여자친구와 도서관에서 만나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길에 여자친구가 모는 차에 치이고, 다시 눈을 뜨면 아침이다. 뭔가 잘못됐다, 여자친구를 만나지 않으려고 집에서 공부를 해도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가다 여자친구가 모는 차에 사고를 당한다. 그리고 다시 아침이 된다.

“뭔가 잘못됐어… 이건 뭔가…… “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어떻게 하든 사고를 당하고, 의식을 잃고, 다시 아침으로 돌아온다. 반복되는 아침 속에 갇혀버린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집 안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으면 집에서 사고로 죽는다. 어떻게 하든 죽는다, 그것은 변함이 없었다.

그는 그렇게 반복되는 그 날 속에서 공포에 떨며 정해진 죽음을 맞이하고 꺠어나기를 반복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