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자신의 과오로 인해 딸이 죽은 것을 부정하고 있다가, 진실을 목도한 한 사람은 정신을 놓아버렸고 다른 한 사람도 정신을 놓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 꼴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도하던 자식들은 독립 후 거의 절연하다시피 하며 살았다. 집에 남아있던 동생의 유품은 둘째언니가 수습해, 전부 가지고 나왔다.
“인간들은 왜 자기가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에세 강요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군요. ”
사자가 저승에 도착하고, 환생문을 지난 지 한참 된 시점이었지만 관조자는 예측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가족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명부에 등재된 이상, 괴로운 삶을 살게 되더라도 사후 벌을 받는 것을 면치는 못하겠지. ”
두 사람은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원인을 제공했기때문에 스틱스에 등재되어 있었다. 그때문에 사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을거라는 것을, 관조자는 알고 있었다.
관조자 자신이 만든 자살 원인 제공자를 등재하는 명부에, 관조자 스스로 기록했기 때문에.
<붉은 봉투>
“그나저나 현재형씨, 전에 친구 데려간다던 건 어떻게 됐어? ”
“대만에 갔다가 붉은 봉투를 주워버려서, 영혼 결혼식을 하게 됐다나봐요. 그래도 붙어있는 귀신이 나쁜 귀신은 아니라 다행이죠. ”
그는 담배를 한모금 들이마시고, 숨을 내쉬었다. 숨을 쉴 때마다 하얀 담배연기가 보였다가, 위로 올라가면서 사라진다.
“알고보니 친구 여자친구가 낙태한 전적이 있었던데다가 양다리까지 걸치고 있었다나봐요. ”
“낙태에 양다리…? 그 여자친구 혹시 A상사에 있었던 사람 아냐? ”
“A상사 맞을겁니다. 제 친구가 A상사에 다닐 때 만났다고 했고, 사내 커플이었으니… 지금은 어디로 이직했다던데요. ”
“사촌동생이 해 준 얘기가 있는데, 아마 그 여자 얘기 같아서… ”
“사촌동생이요? ”
“응. ”
옆에서 얘기하던 남자는 담배를 한모금 마신 다음, 훅 내쉬고 나서 말을 이었다.
“사촌동생이 다니는 회사에 새로 사원이 들어왔는데, A상사에서 이직했다고 했어. 그런데 이직하자마자 남자친구 놔두고 인사팀 과장이랑 양다리 걸치던 여자라고 소문이 쫙 퍼졌다는거야. 그 소문때문에 다른데서도 안 받아줘서 간신히 입사했다더만. ”
“그래요? ”
“그런데 더 이상한 건, 그 여자… 결국 그 인사팀 과장이랑 결혼은 한 모양인데, 둘 사이에 아이가 없대. ”
“피임이라도 했나보죠. 요즘은 자식 계획이 없으면 피임하기도 하니… ”
“그런 게 아니야. 아이가 갖고 싶은데 아무리 해도 아이가 안 생겨서 시험관 시술이라도 받으려고 갔더니, 병원에서 폐경이라고 했대. ”
“폐경이라고요? ”
만물의 어머니이자 천 마리의 새끼를 품은 검은 산양은 그녀가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낙태를 한 것에 대해 죄를 물었다. 그것은 아이가 생기는 걸 원치 않는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음에도 막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로, 그녀는 어머니가 될 수 없는 저주를 받게 되었다.
“그 나이에 그럴 수가 있나…? 그 여자분 제 친구보다 2살 연하였어요. 한창때일텐데…? ”
“뭐, 원인이야 다양하기도 하고… 사촌동생도 거기까지는 물어보지 않은 모양이더라고. ”
<짐조의 깃털>
“박사님, 졸업 축하드려요. ”
“축하드립니다! ”
“규연이도 다음 학기에 졸업논문 통과하면 졸업이지? 미리 축하한다. ”
규연이 짐조의 독에 우린 차를 마시고 죽었다가 되살아난 후, 실험실에 있던 박사는 졸업하게 되었다. 그 실험실에 인턴으로 있었던 지연은, 규연이 살아난 당일 실험실로 찾아온 형사에 의해 모든 진상을 알게 된 교수가 내보냄과 동시에 체포되어, F대에서 제적되었다고 한다.
“유 박사한테 그렇게 말했다고 했을 때 한소리 하긴 했지만, 설마 그런 짓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다. ”
“누가 아니래요. ”
제적되지 않았어도, 지연은 더 이상 그 학계에 발을 들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옆 실험실에 있던 친구도 사건의 전말을 듣고 연락을 끊어버린데다가 과 전체는 물론이고 같은 건물을 쓰는 다른 과에까지 소문이 쫙 퍼져서 모두 그 사건에 대해 알게 되어버렸다.
“졸업하고 갈 데는 정했어? ”
“아뇨, 아직이요… 요즘 졸업논문 쓰느라 바빠서, 거기까지는 생각 못 해봤어요. ”
짐조의 깃털을 우린 물로 사람을 죽이려고 했던 지연은 결국 체포되었다. 그녀는 심신미약을 주장해봤지만 통하지 않았고, 덕분에 감옥에서 꽤 오랫동안 있게 되었다.
“찾았다~ 네가 그 아이구나? ”
“누, 누, 누구세요? ”
교도소 벽을 뚫고 나타난 것은, 날개에 붕대를 감고 흰 옷을 입은 여자였다. 그녀는 지연을 보자마자 드디어 찾았다는 듯 까르르 웃고 있었다.
“얘기는 전부 들었어. 얘, 나랑 같이 가서 게임에 참가하지 않을래? ”
“게임엔 별로 흥미 없어요. ”
“짐조의 깃털로 사람을 죽이려고 한 너라면, 딱 적임자란다. 거기서 1등하면, 어떤 소원이든 다 들어준대. 여기서 꺼내줄수도 있고, 네가 죽이지 못했던 그 사람을 죽여줄수도 있어. ”
“……! ”
그 사람을 죽여줄 수도 있다고? 그 말에 그녀의 눈이 번득였다.
“그거, 정말이죠? ”
“그럼! 1등만 하면 말이지. ”
곧 그녀는, 지연을 데리고 교도소 벽 너머로 사라졌다.
< Achivement >
근우와 그의 부모는 명계에 도착했다. 그리고 자살자인 근우는 아케론으로 가게 되었고, 근우의 부모는 명계 재판정에 서게 되었다. 근우가 사정 청취를 마치자, 곧 재판 결과가 나왔다.
“근우 학생. 자살하게 된 경위는 알겠지만, 부모님을 자기 손으로 죽였으니 벌은 받아야 합니다. 대신 부모님도 근우 학생을 자살로 몰아간 것에 대한 벌은 받게 될겁니다. ”
“어떤 벌을 받든, 저는 상관 없어요. 부모님을 죽인 게 잘못된거라면, 벌은 달게 받을게요… 저, 그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어떤 벌이든 달게 받을테니 부모님과 더 이상 만나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부모님과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요…? ”
부모님을 죽인 근우는 명계에서 벌을 받고 환생하게 되었고, 근우를 죽음으로 몰아간 근우의 부모 역시 명계에서 벌을 받게 되었다.
“근우 학생은 부모님과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은 모양입니다. 벌이라면 달게 받겠지만, 부모님과 만나지만 않게 해 달라고 했어요. ”
“어차피 벌을 받게 될 죄목이 달라서 만날 일은 없을겁니다. ”
부모와 자식으로 만났던 이들은, 그렇게 명계에서 갈라지게 되었다. 아니, 그들은 근우에게 과도하게 공부를 강요했을 때부터 이미 갈라진 인연이었을지도 모른다.
“의대라… 그래, 의사가 됐으면 하는 게 그 아이 꿈이었나요? 아뇨, 당신들의 꿈 아니었습니까? 자식에게 자기 꿈을 강요해서 당신들이 얻은 게 뭐죠? ”
“저, 저는… 그저 자식들이 잘 됐으면 해서… ”
“그 아이는 미술을 하고싶어 했어요. 소질까지 있는 아이를 억눌러가면서 억지로 공부하게 만들고, 강요하고, 좌절시켜서 당신들이 얻은 것은 고작 죽음밖에 없잖습니까. 어떻게 중학생밖에 안 된 아이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습니까? 아이가 살려달라고 할 때 당신들은 아이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떠밀었습니다. 제우스, 저는 이 자들에게 극형을 내리겠습니다. ”
“극형이 결정된 시점에서 다른 법관들은 평가할 가치도 없겠군요. 제우스, 판결은 이만 마무리하죠. ”
“알겠습니다. 두 사람을 무간지옥 1계층으로 데려가, 만년동안 벌을 받게 하세요. ”
그들은 데메테르의 판결에서 극형을 받은 결과로, 무간지옥으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무간지옥에 가자마자 본 것은, 책이 빽빽하게 꽂힌 책꽂이가 둘러싸고 있는 책상이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맞은 것은, 머리에 장미 화관을 쓴 여자였다.
“자, 여기가 너희들 자리야. 이제 너희들은 여기서, 형이 다 끝날때까지 공부만 하면 돼. 가만히 앉아서. ”
“공부만 하면 된다고요? ”
“너희들이 자식에게 했던 그대로, 여기서 숨만 쉬고 앉아서 공부만 하는거야. 놀아도 안되고, 잡담도 안되고, 핸드폰도 안돼. 밖에서 무슨 일이 있건 너희는 공부만 해야 해. 그리고 잠은 세 시간만 재울거야. ”
“……! ”
“그리고 한가지 더. ”
그녀가 손짓하자, 휘하의 직원 두 명이 곧 책상이 있는 곳으로 왔다.
“너희들은 12시간에 한번씩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시험을 칠 거야. 거기서 틀리면… 혹독한 벌칙이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각오해. 아, 그리고 여기는 무간지옥이라 맞는다고 해서 죽지는 않아. 그건 알지? ”
여자는 직원 두 명에게 부부를 맡기고 가 버렸다.
<물욕>
연우의 누나와 매형이 사라진 것은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집과 집기류가 다 그대로 있는데 사람만 갑자기 사라졌다. 심지어 목격자들 얘기로는 어제까지도 얘기를 나눴는데 집에 들어가더니 갑자기 사라졌다고 했다. 흔적도 없이 이공간으로 사라진 두 사람을 찾을 리 만무했다.
두 사람이 눈을 떴을 때, 주변에 보인 것은 검은 대리석으로 만든 궁전이었다. 바닥에는 붉은 카펫이 펼쳐져 있었고, 천장에는 금으로 만든 샹들리에가 있었다.
-들어오시게.
붉은 카펫을 따라 들어가보니, 호화로운 왕궁이 보였다. 왕궁의 거대한 홀 앞에는 검은 돌을 깎아 만든 옥좌가 있었고, 붉은 카펫은 옥좌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홀에서는 아름다운 무희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고, 옆에서는 다른 무희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검은 천잠사로 만들고 금실로 수를 놓은 옷을 입은 왕은, 옥좌에 앉아 무희들의 춤과 연주를 음미하고 있었다.
한쪽 눈에는 새벽을, 한쪽 눈에는 황혼을 담은 자. 그녀가 바로 데몬 술탄 아자토스였다.
“어서 오시게, 멸망과 죽음만이 있는 공간으로. ”
“여긴 어디죠? ”
“우, 우리를 돌려보내주세요! ”
“애석하게도, 그대들은 인간을 돈덩어리로 본 죄로 여기로 끌려오게 되었다네. 즉, 그대들이 있던 세상에서 그대들은 이미 없는 사람일세. ”
“그게 무슨 말입니까? ”
“이 곳에 온 자, 멸망과 죽음만이 있는 공간에서 그대들은 잊혀진 채 지내게 될 걸세. 아, 걱정은 말게나. 그대들 역시 그대들의 존재와 기억을 잊어버리게 될 걸세. 물론 서로에 대해서도 말이지. ”
옥좌에 앉은 왕이 손짓하자, 무희들은 춤과 연주를 멈췄다.
“이 자들에게 만찬을 가져다주게. ”
곧이어 세계의 각종 만찬들이 가득 차려진 상이 나왔다.
“마음껏 드시게. ”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배가 고팠던 두 사람은 눈앞에 놓인 진수성찬을 먹었다. 스테이크는 육즙이 가득하고 각종 허브향이 배어 있어서 부드러웠고, 동파육 역시 매우 부드러웠다. 칠면조 고기는 짭짤매콤한 맛이 느껴지면서 오레가노의 향이 같이 느껴졌다. 곁들여진 와인과 함께 먹는 참치 카르파초는 최상이었다.
그들은 만찬과 함께, 그들에 대한 기억을 먹어치웠다. 서로가 누구였는지, 무엇을 하다가 여기로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동생의 돈을 노리고 죽이려고 했다는것까지 전부.
“그대들은 이 곳에 영원히 갇혀서, 다시는 지상으로 나갈 수 없는 몸이 되었다네. 내가 우주에 강림할때까지, 여기서 나를 위해 일하면 되네. 윤회의 굴레에 갇히지 않고 영원히 이 곳에서 내 시중만 들면 되니, 얼마나 편한가? ”
<무능>
이 곳은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C구의 공유 오피스. 업체는 각각의 사업을 영위하면서 투자를 받고, 수익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공유 오피스가 시끌시끌해지는 사건이 있었다.
“글쎄, 우리 옆 사무실 쓰던 앱 개발한다던 데 어제 난리났잖아요. ”
“아, 저도 들었어요. ”
“무슨 일인데요? ”
“거기 전에 직원들 우르르 관둔 거 아시죠? 그 뒤로 사람 새로 하나 뽑았었는데 그 직원도 나갔대잖아요. ”
“그 직원도 나갔어요? 무슨 일이길래? ”
“거기 대표가 퇴사자 스토킹했다잖아요, 신문에도 나왔었어요. ”
“아 정말요? 잠깐만, 며칠 전에 읽었던 그 기사가 저기 얘기였어요? ”
“그렇다니까요. 거기다가 최근에 나간 직원은 월급을 못 받아서 노동청에 진정 넣었대요. ”
퇴사한 직원을 스토킹한 사건이 알려져, 대표는 한동안 조사를 받느라 경찰서에 왔다갔다 했다. 거기다가 그것때문에 국가 사업 신청을 못 하게 되자 겨우 뽑았던 직원도 그만두었고, 그 직원이 월급을 못 받았다며 노동청에 진정까지 넣었다.
회사 이름이 가려지긴 했지만, 사람들은 소재지와 일부 이름만 가지고도 회사 이름을 금방 유추했다. 회사 이름은 금방 퍼져나갔고, 이 때문에 대표는 어떻게든 직원을 새로 뽑아보려고 했지만 사람들은 이력서를 넣지 않았다. 이력서를 넣으려고 생각중이라고 하면, 주변에서 기사를 보여주면서 말릴 정도였다.
인터넷에서는 개인정보는 공공재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지만 회사에서 퇴사한 직원한테까지 이럴 줄은 몰랐다는 반응과 더불어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거기다가 보복한답시고 고양이를 패대기쳐서 던진 사건때문에 고양이 애호가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더했다.
“그런 치졸한 짓을 하다니, 절대 용서 못한다냥. ”
뉴스를 본 네코마타 역시 이를 갈았다.
“이건 그냥 넘어가면 안되지냥… 다친 고양이의 복수다냥. ”
<등가교환>
H시의 그 폐건물에는 아직도 악령이 있다. 그리고 건물로 들어가면 악령의 손에 목숨을 잃는다. 가끔 폐건물 앞으로 배달 오토바이가 왔고, 잠시 후 창백한 손이 음식값을 주고 음식을 가져가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이제 밖으로 나가지도 못 하고, 사람들도 잘 오지 않으니… 답답해… ”
금줄이 쳐진 것 때문에 사람들이 더 이상 폐건물로 다가오는 법도 없었고, 그녀 역시 나갈 수 없었다.
“저기저기! 강은씨! ”
“……! ”
그녀는 마침 퇴근하던 그를 불러세웠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의 옆에 붙어있었지만, 얼마 전 괴담수사대에 방문했던 후로 분리됐다. 그녀는 그가 꽤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이직하려는 모양인지 커다란 박스를 들고 있었다.
“그 박스 뭐예요? 퇴사해요? ”
“네, 퇴사합니다. ”
“그렇구나… 그럼 다른 분도 퇴사해요? ”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 ”
“더 할 얘기 없으면 이만 가도록 하겠습니다. 짐이 무거워서요. ”
“나도 데려가면 안돼요? ”
“그쪽을 데려갈 이유도 없고, 데려가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악령을 데려갔다가 신변에 문제라도 생기면 어떡합니까? 그리고, 그것때문에 나오지도 못하시잖아요. ”
“힝… ”
그녀는 이내 시무룩해졌다. 하지만 이내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안으로 들어갔던 그녀는 위층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땅으로 폴짝 뛰어내린 그녀는 이내 그에게 달려가 한쪽 팔을 끌어안았다.
“……!”
“문으로 못 나가면, 창문으로 나오면 돼요~ 집으로 바로 갈거예요? ”
“짐이 무거워서 어디 들렀다 가기도 애매하고, 친구들도 다 바빠서요. ”
“그렇구나아… 가요! 짐 들어줄게요! ”
“….. ”
그녀는 그가 들고 있던 상자를 뺏어들다시피 하고, 앞장서 걸었다.
며칠 후, 그는 괴담수사대를 찾아가 퇴사할 때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금줄때문에 문으로 나가는 길이 막혔다는 걸 안 그녀가 창문으로 뛰어내려 왔다는 말에, 파이로는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이 나왔다.
“지금도 붙어있어? ”
“아뇨, 짐만 내려다주고 가버렸습니다. ”
“뭐, 그래…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죽일 수 있을 지 계산하는 머리면 그런 발상도 가능은 하지… 나중에 금줄을 건물 층별로 둘러놓든가 해야겠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