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29. 미라클 성형외과

성형외과 하면 보통은 K구의 번화가, 혹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패션 거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미라클 성형외과는 전혀 생각지도 못 한 곳에 있었다. K구의 번화가에서 조금 먼 곳에 있는 작은 건물 한 동을 미라클 성형외과에서 쓰고 있었다. 1층에는 환자나 보호자들이 대기할 수 있는 카페가 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로비와 접수대, 진료실과 상담실, 진료에 필요한 부대 시설 등이 있다. 3층은 수술실이고, 4~5층은 입원실이었으며 지하 1층에 식당이 따로 있었다.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의 이야기에 따르면, 식당 밥은 요즘 식사 메뉴가 고퀄리티라 화제라는 어느 아이돌 소속사와 동급이라고 했다.

이 병원은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다른 병원들처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곳이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해 방문 신청을 해서 당첨되면 ‘초대장’을 받아서 갈 수 있는 곳이다. 유명한 연예인이라고 해도 초대장이 없으면 병원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병원장 외에 의사는 따로 없고 병원장 혼자 수술 및 상담, 환자 관리를 하다 보니 병원에 직원은 로비에서 접수를 담당하는 사람과 간호사 몇 명, 그리고 환자식 담당자가 고작이었기 때문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미심쩍어 하게 된다. 병원이 있는 건물도 외견상으로는 후줄근해서 이게 성형외과가 있을 법한 건물인지 미심쩍어 한다.

하지만 이 병원에서 한 번이라도 수술을 받았던 사람들은 겉보기에는 그래보여도 내실이 엄청난 곳이라고 한다. 심지어 수술을 받게 되면 사후 케어까지 완벽하게 해 주기 때문에 한 번 수술을 받고 나면 재방문을 할 필요도 없다고 한다. 이 병원을 거쳤던 사람들이 얘기하는 공통적인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첫번째로 건물 외벽은 후줄근해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이게 이 건물 안에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가 반긴다는 것, 두번째로 병원장과 상담을 하게 되면 말하지 않아도 내가 어떤 수술을 하고 싶어하는 지 먼저 얘기하며, 그에 대한 수술 과정, 비용, 사후 케어에 대한 것은 물론 부작용까지 조목조목 얘기해주기 때문에 상담하는 데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는 것, 세번째는 수술은 딱 한 번만 받을 수 있다는 것, 네번째는 수술받은 당사자가 얘기하지 않는 이상 아무도 모를 정도로 감쪽같아서, 어느 누구도 성형인지 자연미인인지 구별할 수가 없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수술은 밤에 진행된다는 것.

“오늘도 신청이 꽤나 들어왔군. ”

미라클 성형외과의 병원장은, 오늘도 초대장을 보낼 사람들이 있는지 보기 위해 병원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홈페이지에는 여러 사람들의 사연이 올라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이목을 잡아끄는 제목이 하나 있었다. ‘제 친구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을 누르자, 거기에는 신청자의 친구에 대한 사연이 적혀있었다. 초등학교부터 쭉 같이 나왔다가 대학교에 가면서 갈라지게 된 친구가 있는데, 어릴 때 뜨거운 물때문에 화상을 입은 흉터가 얼굴 한쪽에 꽤 크게 생겨서 그것때문에 콤플렉스가 있었다는 얘기, 그리고 그것때문에 놀림감이 됐던 것과 흉터때문에 친구가 자신 외에는 별로 없다는 얘기가 적혀있었다. 비용은 얼마든지 준비할테니 이 친구의 흉터를 낫게 해 줬으면 한다는 글과 함께. 병원장은 사연을 보낸 사람에게 초대장을 두 장 보낼테니 친구도 꼭 함께 왔으면 좋겠다는 답글을 달았고, 며칠 후 한 쌍의 남녀가 미라클 성형외과를 찾았다. 2층 입구에 도착한 두 사람은, 여기가 정말 맞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여기가 진짜 성형외과라고? ”
“그렇다니까? 여기서 수술 받은 사람들 후기도 찾아봤는데 정말 감쪽같이 성형해줬대. ”
“그런 것 치고는 건물이 후줄근한데… ”
“일단 들어가자. 나도 건물이 좀 후줄근해보여서 찾아봤는데, 여기 맞대. ”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화려하게 치장된 로비가 보였다. 보호자들이 대기할 수 있도록 설치해 둔 의자와 소파가 놓여있는 벽에는, 간단한 차를 타 마실 수 있는 정수기와 녹차 티백, 홍차 티백과 각설탕이 놓여있었다. 그 옆에는 요즘 꽤나 비싸다는 캡슐 커피 머신도 보였다. 커피 머신 옆에는 캡슐 커피가 중류별로 구비되어 있었고, 그 옆에는 캡슐 커피 머신을 사용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쓰레기통이 놓여있었다. 한쪽 벽에는 책꽂이가 놓여있었고, 책꽂이에는 보호자들이 대기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책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소파 팔걸이쪽에는 충전기를 꽂을 수 있도록 콘센트와 USB 포트도 두 개씩 있었다.

“어서 오세요, 미라클 성형외과입니다. “
“아,저, 초대장을 받고 왔는데요… “
“확인 도와드리겠습니다. “

로비 점원은 초대장 두 장을 확인하고, 컴퓨터에 무언가를 입력했다.

“잠깐 기다리시면, 원장님하고 상담하실 수 있습니다. 순서가 되면 호명해드릴게요. “

두 사람은 로비에 앉아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밖에서 봤을 때는 엄청 후줄근해보였는데, 막상 들어와보니 엄청나네… “
“그러게… 아마 수술때문에 바빠서 외벽 리모델링은 못했나봐. 공사 소리 나면 시끄러워서 수술에 집중하기도 힘들고… “
“홍성주님, 오승미님과 함께 들어가실게요. ”

접수처에서 두 사람을 호명하면서, 상담실 위치를 안내해주었다. 두 사람이 안내받은 상담실로 들어가자, 곧 병원장이 쟁반 위에 컵 세 개를 올려 들고 들어왔다. 후줄근한 병원 외벽때문이 미심쩍어했던 두 사람은, 생각보다 젊은 병원장을 보고 흠칫했다. 관록이 있다기에는 너무 젊어보이는데, 정말 수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병원장은 쟁반을 내려놓고 컵을 각자의 앞에 내려놓았다.

“사연을 보고 초대장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미라클 성형외과의 병원장입니다. “
“아, 네… “
“보자… 흉터가 꽤 심하네요. 언제 다치신거예요? “
“네살때 주전자에서 쏟아진 뜨거운 물을 맞아서 다쳤어요. ”

병원장은 한참동안 승미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물 한 모금을 마신 다음 입을 열었다.

“이 수술은 금방 끝날겁니다. 수술을 마치고 경과를 봐서, 사흘정도 후면 퇴원할 수도 있고요. 길어야 일주일 걸려요. ”
“정말요? “
“네. 환자분의 조직 세포를 배양해서 피부를 만든 다음 수술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오늘은 입원 절차만 밟고, 모레 수술 들어가면 될 겁니다. ”

병원장은 간호사를 불러, 승미를 데려가 피부 조직세포를 추출하고 입원실을 안내해달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승미가 나가자, 상담은 마저 진행되었다.

“저, 비용은 얼마정도 나올까요…? “
“비용은 따로 받지 않겠습니다. “
“네? “
“보호자분께서 사연을 신청하시면서 이미 지불했으니까요. 사연을 읽으면서,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

병원장은 마지막으로 부작용에 대한 안내를 한 다음, 환자 면회에 관련된 사항 몇 가지를 안내하고 수술은 모레 밤 11시에 집도되고 수술 다음날까지는 면회가 안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승미를 잘 부탁한다는 성주의 부탁에, 병원장은 흉터가 있었는지도 모르게 깔끔하게 만들어드리겠다며 호언장담했다. 덧붙여서 승미는 원판이 예뻐서 흉터만 수술해도 괜찮아질 거라는 얘기도 했다.

승미가 입원 수속을 밟을 동안, 성주는 승미의 집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미라클 성형외과에 흉터 제거를 위해 왔다는 것과, 비용이 무료라는 얘기를 들은 승미의 부모님은 몸둘 바를 몰라했다. 두 사람도 미라클 성형외과에 대한 얘기를 듣고 예전부터 승미를 데려가고 싶어 했으나, 형편이 어려워서 그러질 못 했다. 일용직으로 먹고 사는 입장에서, 수술비 몇 백만원은 꽤나 큰 돈이었기 때문이다.

“수술은 잘 될거고, 아마 늦어도 아흐레 후에는 퇴원할거랬어요. “
“정말 고맙다, 성주야. “
“아닙니다, 어머님. 승미 퇴원하는 날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
“그래, 그 때 맛있는 거 해 줄게. “

며칠 후, 수술을 받은 승미가 퇴원하는 날 성주는 또 다시 병원을 찾아갔다. 1층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퇴원 수속을 마친 승미가 내려왔다. 병원장의 말대로 그녀는 흉터가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매끈하고 예쁜 얼굴이 되었다. 함께 내려온 병원장은 흉터가 좀 넓긴 했지만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면서, 진정한 기적을 만들어 낸 기분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두 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건승하세요. “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

병원장의 배웅을 받은 두 사람이 건물을 나오자, 예의 그 후줄근한 외관이 보였다.

“집으로 가자. 어머님 아버님도 소식 듣고 기다리고 계셨어. “
“응. ”
“참, 곧 고등학교 동창회가 있다는데… ”
“정말? “

커다란 흉터가 있었던 승미에게, 학창시절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항상 흉터를 빌미로 괴롭히는 애들이 있었고, 흉터가 있어서 외톨이로 지내야 했다. 그녀의 유일한 친구는 옆집에 살던 성주뿐이었다. 누군가 괴롭히면 성주가 대신 싸워주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악이었던 건, 3년 내내 미혜와 같은 반이었던 고등학교였다. 흉터를 보고도 흠칫하는 건 익숙해졌었지만, 흉터를 빌미로 대놓고 꼽을 주고 3년 내내 따라다니면서 놀렸던 미혜때문에 그녀는 전학을 가거나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치거나, 둘 중 하나를 하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 담임 선생님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 가서 혜미 코를 납작하게 눌러주자. 너 예뻐진 것도 보여주고. 무슨 일 있으면, 내가 지켜줄게. “
“고마워… “

승미가 성주와 함께 집으로 가자, 부모님 역시 흉터 하나 없이 깨끗해진 승미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평생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얼굴을 부여잡고, 부모님은 우셨다. 두 사람은 승미를 미라클 성형외과에 데려가 준 성주에게도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

그 뒤로, 승미는 대학교에서 학점 관리를 꽤나 잘했던 것도 있었고 교수님의 추천도 있어서 파리아 계열사에 인턴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흉터가 없어진 덕분인지 면접도 자신있게 본 그녀는, 인턴 후보생들 중에서도 수석으로 합격했다. 똑부러지게 일도 잘 하는데다가 사람들과도 두루 친해서, 사실상 공식 발표만 안 났지 인턴십을 마치고 정직원으로 채용되는 게 거의 기정사실화 된 상태였다.

며칠 후, 승미는 성주와 함께 고등학교 동창회에 가게 되었다. 동창회에는 이미 몇 명이 와 있었지만, 그 중에서 승미를 한번에 알아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승미와 닮은 사람인가, 했다가 성주의 이야기를 듣고 그제서야 승미인 줄 알아 본 사람이 태반이었다. 흉터가 있었는지도 모르게 깨끗해진 얼굴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와, 홍성주 대단하네. 거기 사연 선정되는거 거의 복권 당첨급이던데… “
“에이, 뭘… 그래도 좋게 봐 주셨는지, 수술비도 받지 않더라. “
“미라클 성형외과에 가 봤다는것부터가 신기한데? 거기 어땠어? 후기랑 똑같아? “
“응. 정말 똑같더라. 건물은 엄청 후줄근했는데, 안으로 들어가보니 엄청났어. 거기 요즘 나왔다는 캡슐 커피 머신도 있더라. 커피도 종류별로 다 있었어. ”
“대박… “

동창회 내내, 승미의 깨끗해진 얼굴이 화제였다. 미라클 성형외과에 초대장을 받아 가는 것 부터가 복권 당첨급의 난이도였던데다가, 흉터가 있었는지도 모르게 깨끗해진 얼굴은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잡티 하나 없이 예뻐진 얼굴을 본 미혜 역시 처음에는 승미를 못 알아봤다가, 미라클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거기다가 파리아 계열사에 인턴십으로 들어갔고, 정사원 채용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라는 얘기를 같이 인턴십 하는 동창에게서 들었을때는 얼굴이 거의 구겨져있었다.

며칠 후, 승미는 파리아 계열사에 정사원으로 취직하게 되었다.

“엄마, 나 정사원 됐어! ”
“정말? “
“응, 내일부터 정사원이래. 이거 꿈 아니지…? “
“아이구야, 이거 우리도 안 믿긴다… 이거 진짜 꿈은 아니니? “

정사원으로 취직하면서, 승미에게는 겹경사가 생겼다. 건실한 남자친구가 생겼던 것이다. 오랜만에 동창을 만난 승미와 성주는, 청첩장을 돌렸다.

“뭐? 결혼? ”
“응. 그렇게 됐다. “
“이야~ 축하해! 초중고 다 같이 나온 이 나태호가 보장한다. 니네는 잘 살거야. ”
“미혜한테도 청첩장 줬어? ”
“아니. 승미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나도 미혜는 부르고 싶지 않아서… ”
“잘 생각했어. 미혜한테 보낸다고 했으면, 내가 뜯어 말렸을거야. “

두 사람이 태호에게 들은 이야기는 이랬다.

처음부터 미혜가 승미를 괴롭혔던 이유는 흉터 때문이 아니었다. 미혜는 승미를 보러 성주가 놀러왔을때 처음 본 후로 쭉 성주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성주는 승미와 친하게 지냈다. 그 당시에는 승미가 성주를 내심 좋아하고 있었지만, 흉터때문에 고백은 못 하고 있었고, 성주도 학업때문에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고백하기로 해서 두 사람은 일단은 친구 사이였다. 이를 알게 된 미혜는 그때부터 승미의 흉터를 핑계거리 삼아 괴롭혔다.

“고백할 생각은 안 했대? ”
“사실 예전에 고백을 한 번 받긴 했는데, 지금은 공부해야 할 시기라 안된다고 거절했었어. “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진학한 승미와 달리 미혜는 취업을 하면서 야간대학에 다니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도 꽤나 인정받는 위치에 있었던 그녀는 차도 한 대 샀고, 그녀 명의로 된 집도 있었다. 그래서 동창회에 나가게 되면 성주에게 재력을 과시하면서 다시 고백하려던 참이었는데, 승미가 깨끗한 얼굴이 된 데다가 파리아 계열사에 인턴십으로 취직했고 심지어 정사원으로 내정된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때도 성주는 승미와 사귀고 있었다. 수술을 마치고 며칠 후, 성주가 먼저 고백해서 두 사람은 사귀게 된 것이다.

그 뒤로, 미혜는 승미보다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미라클 성형외과에 방문 신청을 했다. 그리고 초대장을 받아서 미라클 성형외과로 갔다.

“두고 봐, 내가 승미 그년보다 훨씬 예뻐져서 꼭 성주랑 사귈거야. “

로비로 간 미혜는 접수를 마치고 상담실로 갔다. 그리고 곧 상담실로 들어온 병원장은 미혜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했다.

“정말로 수술 하실 생각이세요? “
“네. 저는 더 예뻐질거니까요. ”
“선택은 당신 자유지만, 한번정도는 재고해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아보여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정말로, 이 수술을 하실 생각이세요? ”
“네. “

미혜의 결심이 확고한 것을 확인한 병원장은, 서류를 하나 내밀었다. 수술 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동의서였다. 미혜가 동의서에 사인을 하자, 병원장은 이 수술은 아무리 자신이라고 해도 굉장히 위험한 수술이고,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말과 함께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만족할 확률은 낮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승미보다 더 예뻐지겠다는 일념에 차 있던 미혜의 귀에 그런 것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수술을 마친 미혜는, 거울을 봤다. 그리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꺄악- “

이전의 도도하고 예뻤던 얼굴이 온데간데 사라졌다. 열심히 시술받으면서 관리해왔던 몸매도 사라졌다. 어째서인지 이전의 미모가 완전히 사라져서, 수술을 안 받느니만 못 한 상태가 되었다. 이상하다, 여기는 미라클 성형외과인데. 여기서 수술을 받은 사람들, 전부 잘 됐는데. 왜 나만? 그녀는 의아했다.

“그러니까 제가 말씀 드렸잖아요, 한번쯤 재고해보라고. “
“……! “
“당신, 시샘하고 있는 친구가 한 명 있죠? 그 분이 최근에 우리 병원에 다녀가셨고요. ”
“그걸 어떻게…? “
“이 곳은 수술을 받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수술 결과가 갈리는 곳입니다. 간절히 기적을 원하고, 바른 심성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수술을 받고 나면 아름다운 외모로 거듭나게 되지만 반대로 마음이 추하면 아무리 수술을 받더라도 외모가 추해지게 되죠. ”
“이, 이럴 순 없어요! 재수술을 하게 해 주세요! ”
“제가 수술하기 전에 말씀드렸을텐데요. 이 병원은 일생에 단 한번만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요. ”

결혼식이 끝나고, 승미와 성주는 동창 모임에 갔다.

“신혼여행은 잘 다녀왔냐? “
“재밌게 놀고 왔지. ”
“나는 니네가 재밌어할만한 뉴스를 들고 왔다. ”
“뉴스? “
“미혜, 미라클 성형외과에 갔는데 수술 완전 망했대. ”
“망했다고? 왜? “
“자세한 건 몰라. 근데 승미보다 더 예뻐져서 성주를 자기 걸로 만들겠다고 이 악물고 갔는데 완전 망해서 지금 히키코모리 됐단다. 일하던 데도 대기업 안내데스크였는데 외모때문에 잘려서 지금 다른 알바 자리 찾고 있더만. ”